A 어르신은 올해 84세입니다. 젊은시절부터 농사를 지어 마련한 논600평, 버섯키우던 창고 2동, 그리고 집과 텃밭 200평 정도의 재산이 있습니다.
A어르신의 아내분은 동네 노인 일자리에 참여하기를 간절히 희망합니다. 한달에 20여회 마을 주변을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줍는 일입니다. 연두색 조끼에 집게 하나와 마대자루 들고 길가의 쓰레기 줍는 공공근로입니다.
마을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 일자리에 참여하다보니 아내분은 소외되는 느낌을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노인일자리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노인가구의 3분의 2 이상이 되다보니 그들은 그들끼리 자주 어울리게 되고 아내분이 끼일 자리가 마땅치 않은 것입니다. 공통의 화제에도 어울리는 시간이 작다보니 따돌림을 당하는 모양새가 되기 일쑤랍니다.
노인일자리 때문에 모여다니는 일자리 참여자와 참여하지 못하는 이들로 마을이 편가르기가 된 모양새입니다.
"그 사람들 우리보다 잘 살지 않아? 땅도 많은데."
"자식들한테 물려줬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도 물려주고 기초노령연금 받게 해요"
농사일도 지난해부터 손을 놓고 집앞 텃밭 가꾸는 것이 전부인 A어르신의 수입은 작은 밭을 농지조합에 맡기고 농지연금으로 타는 27만원 정도가 전부입니다. 재산이 있다고 해야 돈이 나오는 재산은 없는 거지요.
결국 A 어르신은 논을 팔았습니다. 논이 팔리자 아들이 집을 산다고 돈을 가져갑니다.
이만하면 되지 않았을까? A 어르신은 행정복지센터에 가서 기초노령연금을 신청했습니다.
"재산기준 때문에 어려울듯 해요. 심사는 저희들이 하는게 아니니 한 삼개월쯤 기다려 보시면 결과가 나올거예요."
신청서 작성을 도와준 행정복지센터 직원의 말처럼 A어르신은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심사에서 탈락했습니다. 아내분의 성화는 더 심해졌고요.
우편으로 기초노령연금 홍보문이 온 날, A 어르신은 아내분과 말다툼을 했답니다. 그때와 달라진 게 없으니 이번에도 안될 거라고 하는 A어르신의 말씀에 그럼 왜 이런게 왔느냐고, 내일 다시 가 보라고 재촉하는 아내분의 강권에 A어르신은 결국 다시 행정복지센터로 향했습니다.
아마도 이런 홍보문안이었을 것입니다.
[출처 :시정보도자료 - 보도자료 -시정홍보관 (wonju.go.kr)]
시정보도자료 - 보도자료 -시정홍보관
□ 원주시는 오는 9월 30일까지 기초연금 집중 홍보 기간을 운영해 수급자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 이번 집중 홍보 기간에는 수급 희망 이력관리제를 통해 수급 가능성이 높은 대상자에게
www.wonju.go.kr
"그 때 이후로 재산 변동이 있나요?"
"아니, 그대로지 뭐. 이런 우편물이 와서 온 거지."
"이건 그냥 홍보를 위해서 보낸거고요, 이번에도 변동이 없으면 반려될거예요."
결국 올해 추석 명절,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A어르신은 증여에 대하여 가족들과 의논을 하였답니다. 살고 있는 집과 텃밭을 딸들에게 공동으로 증여하기로. 딸들이 부모님이 계시는 집은 남아있어야 하니 공동으로 지분을 갖고 아들에게는 남은 창고와 부지를 나중에 증여하는 거로.
이번에는 또 걱정이 생겼습니다. 딸들이 다 집을 가지고 있으니 1가구 2주택이 되지 않느냐가 걱정입니다. 어디선가 이 정도의 농가주택은 1가구 2주택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을 본 것 같아 아마도 괜찮을 거라고 답변을 해 드리고 연휴가 끝나는 대로 세무사에 상담을 해드리기로 약속을 하였습니다만 괜히 마음이 씁쓰레해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이런 식으로 증여를 하고 편법으로 기초노령연금이며 각종 혜택을 받는 이들이 많은 세태가 안타까운 건가요? 아님 그렇게라도 동네 사람들과의 어울림에 동참하려는 아내분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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