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름 저녁입니다. 빗방울이 한두방울 흩날리고 있습니다. 훈제구이 통 위에 청개구리 한마리 앉아 있네요. 아무렇게 기대놓은 장우산하나, 작은 우산 하나.
어린시절 읽은 청개구리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어머니 말씀을 늘 거꾸로만 하던 청개구리가 어머니의 유언만큼은 받들어야겠다 싶어서 개울가에 무덤을 만들고 비만 오면 무덤이 떠내려갈까봐 개굴개굴 구슬프게 운다는.....
우산을 바라보며 움직임도 없는 청개구리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한참동안 그러고 있더니 이번에는 장우산대로 올라갑니다.
다른 볼일 보고 10분쯤 후 다시 와보니 이번에는 작은 우산으로 옮겨 앉았네요.
산책 후 돌아와 보니 어디론가 가버렸네요.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아서인지 개구리가 참 많아요.
제가 사는 곳은 시내에서 차로 5분거리 정도 떨어진 시골입니다. 더러 개구리가 있긴 했지만 올해처럼 개구리가 많은 건 처음입니다. 산개구리, 먹개구리, 청개구리.....온통 개구리 천지예요. 하루에도 개구리를 수십마리는 보게 됩니다.
개구리가 많아져서인지 뱀도 많아요. 올해 뱀과 마주친 것만해도 열번이 넘어요. 새카맣고 작지만 물리면 치명적인 독사도 두번 봤고요. 화사 또는 율목이라 부르는 뱀을 제일 많이 본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 뱀이 독이 없다고 그랬었는데 얼마전 인터넷 기사에서(어딘지 잘 기억이 안나네요) 무시무시한 극독을 가진 뱀이라네요. 뱀 보시면 건드리지 말고 조심하세요. 대부분 건드리지 않으면 문제 없어요.
어쨌거나 개구리와 뱀이 유난히 많아진 것도 환경의 변화의 영향이 아닐까 걱정되네요. 사색을 즐기는 듯한 청개구리 한마리가 이 우산에서 저 우산으로 옮겨 가면서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또 태풍이 온다고, 비가 온다고 하니 무슨 걱정이라도 있었을까요?
변화된 기후가 제발 우리에게 부정적인 면으로 작용하지 않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환경을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뭘까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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