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죄송하지만 부품이 안나옵니다.

2가을하늘 2022. 12. 8.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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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을 생각한다면 오래 써야 되는데....

스마트폰 교체주기를 2년 정도로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약정기간이나 할부가 끝나는 덧도 대개 2년에 맞춰 있기도 하고 배터리 성능도 대강 그즈음이면 안좋아지기도 합니다.

예전에는 배터리만 따로 사서 갈 수 있었지만 요즘 나오는 스마트폰들은 거의 일체형이라 개인이 직접 배터리를 사서 갈 엄두를 내지도 못합니다.

모든 물건에 사용 기한은 있다지만 집안에 쌓여있는 안쓰는 스마트폰만 해도 두자리 수가 넘은지 오래입니다. 아직 빵빵하게 돌아가는 것도 그냥 서랍 속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두어도 도움이 안되고 마땅히 처분할 방법을 찾기도 애매한 가운데 자꾸 쌓여만 가는 폐스마트폰(?)에 어느새 무감각해진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갑자기 탈수기능이 고장나 버린 드럼세탁기, 문 잠금 기능이 망가져 확인도 못하다니

예전에 쓰던 소형 세탁기. 탈수 기능만 사용하다 지금은 아예 밖에 방치하고 있습니다.

몇년 동안 잘 사용하던 드럼세탁기가 어느날부터인가 탈수를 하다가 멈추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예전에는 세탁소에서나 볼 수 있었던 드럼세탁기가 일상화되고 가정에서도 사용하게 된게 그리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뚜껑이 위에 있는 세탁기의 정석으로만 알던 저에게 드럼 세탁기를 처음 구입했을 때는 너무 신기했던 것 같습니다. 더구나 10년 보증(모터만)이라는 문구도 믿음직스러웠습니다.

기존 통세탁기에 비해 컸고 빨래도 잘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탈수가 안되다니....부랴부랴 A/S센터에 연락하고, A/S를 받습니다.

A/s기사는 전원버튼이나 잠금장치 고장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게 문제가 아니고 탈수가 문제라고 해도 잠금장치가 안되어서 그런거라며 어느샌가 잠금장치를 교환하고 보여줍니다. 전문 기술자가 하는 말이니 들어야겠죠. 세탁기를 돌려보도록 빨래 몇개를 가져다 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빨래를 돌립니다. 역시 탈 수가 안됩니다.

기사가 세탁기를 분해하고 여기저기를 점검합니다. 한참을 그러더니 조용히 부릅니다. 

권장사용기간?

"메인보드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전국센터에 다 알아보아도 메인보드는 없다네요. 여기 권장 사용기간 보이시죠? 이 기간이 지나면 부품을 더이상 생산을 안합니다. 이건 아무래도 세탁기 자체를 교체해야겠습니다."

황당한 결과입니다. 뭐 전문가의 말이니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원상복구를 해놓고 가겠다 해서 그러라고 합니다. 기사의 진단을 믿을 수 없다며 아내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점검을 받겠다며 A/S센터에 연락을 합니다. 

새로운 A/S 기사를 불렀더니

다음 날 새로운 기사가 옵니다. 전날 왔던 기사분과 통화를 해서 내용을 알아보았다고 합니다. 이것저것 점검해 보더니 문이 잠기지 않아 더 이상 다음 점검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니 탈수가 안돼서 A/S신청을 했는데 문잠김 문제로 못한다는 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제 왔던 기사분이 시험세탁을 했다는 건 문잠금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잖아요."

다시 점검을 하더니 역시 문이 잠기지 않는다고, 그리고 메인보드 문제는 맞게 진단한 것 같다고 합니다. 그럼 어제 점검하기 전까지 문잠금이 문제가 안되었는데 기사가 원상복구한 뒤로 아예 안되는 게 말이되냐 했더니 그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이 뭐라 답변을 해주기가 어렵다며 어제 온 기사에게 전화하도록 전달하겠답니다. 그리고는 끝입니다.

탈수가 잘 안되는 현상이 서너번 나타난 후 A/S를 불렀더니 세탁기를 완전히 사망시키고, '더이상 부품이 나오지 않으니 새것으로 교환해라.' 이게  대기업의 A/S 현장입니다. 10년 보증 모터만 있으면 뭘합니까? 다룬 부품은 5년이 지나면 이후로는 구하기 힘든데 말입니다.

10년 보증해도 다른 부품이 없으면 허사

세탁기를 새로 구입하려고 매장에 가 보았습니다. 역시 DD모터 자랑을 합니다. 모터가 좋으니 비슷한 가격대면 자기 제품이 훨씬 좋은 거라고 판매직원이 말합니다. 

"그럼 워해요? 다른 부품이 5년지나면 안나온다는데.."

그 말에 당황한 매장직원을 뒤로 하고 다른 제품을 보러 갑니다.

참 좋은 시절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뭔가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 멀쩡한데 작은 부품 하나가 없어서 전체를 버려야 하는 건 지나친 낭비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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