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내돈내산"이라도 귀농귀촌인은 고민하세요.

2가을하늘 2022. 7. 19.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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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내고 사고 내  땅이 아닌 땅 어찌할까?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백년 살고싶네


가수 남진의 노래다. 귀농 귀촌은 참 많은 사람들의 바램이다. "라떼는~" 직장생활, 사회생활이 힘들 때 '가서 농사나 지어야지.' 하는 얘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모르지만.

나는 부동산전문가도 아니고 투기를 위해 이 곳 저곳 정보를 살피는 사람도 아니다.

 

어려서 시골에서 자랐고, 전원생활의 로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직장 생활을 하는 중에 우연한 기회에 시골로 이사하게 되어서 시골 생활을 접하게 되었고, 이후 퇴직하여 시골에 정착한 케이스이다,

 

나의 고생? 못 알아본 탓 


나는 땅 때문에 고생을 많이 겪었다. 급하게 집을 구하느라 자세히 알아보지 못했던 잘못이 있다.

 

내게 집을 판 사람은 경매로 이 집을 구입한 사람인데 원래 땅 소유주가 억울하게 경매로 땅을 넘긴 케이스였던 것이다.
나는 경매를 받은 사람에게서 샀으니 한다리 건너서 산 것인데 그들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었나 보다.

 

지금(근 20년)도 동네 오래 산 주민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집 경매로 샀다면서.....' 하는 이야기 나온다. 집 짓도록 땅을 빌려 주었는데 집주인이 보증문제로 집을 경매로 넘기면서 땅까지 함께 넘어가게 되었던 것이다. 땅 주인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지만 내게 잘못도 아니고 법적인 문제는 복잡하므로 넘어가겠다.

 

문제는 진입로였는데 진입로는 원래 땅주인 소유로 도로로 길을 막겠다, 밭으로 경작하겠다는 협박 아닌 협박도 받고, 결국 주변 시세의 세배 값에 구입하고도 용도변경이 안되어 소유권도 이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로 (20년간)있게 되었다.


또 다른 기회에 농사를 짓기 위해 현황도로만 있는 땅을 구입하였는데 현황도로의 지주가 길을 막아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되었고, 농지법 위반으로 고발을 당할 뻔하기도 하였다.

앞으로 쓰게 될 글들은 내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시골 생활을 병행했을 때, 중간에 집을 비워두고 주말 농장 삼아 이용했을 때, 집을 세를 주었을 때 그리고 완전히 이 곳에 정착해서 생활하면서 느낀 것들을 쓰게 될 것이다.
귀농,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먼저 귀촌을 한 사람으로서 경험이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내 땅이지만 내 땅이 아닌......

‘노후에 전원주택을 지어야지’ 하는 부푼 꿈을 안고 땅을 산다. 부동산 소개대로 하면 ‘장래 전망도 좋은 땅이고 향도 아주 좋고 딱 맘에 드는 땅이다, 도로도 마을에서 이어져 있다.’
부동산에서 땅 일부가 현황도로로 사용되고 있다고 했지만 별 신경을 쓰지 않게된다, 어쨌든 내 땅이니까.



“밖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꼭 울타리 치고 한 뼘이라도 손해 안 보려고 해요.”

 


시골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네 것, 내 것이 철저하게 지켜지는 도시 생활에서는 작은 경계라도 정확한 측량을 하게 되고, 재산권 행사가 분명하다.

땅을 사서 새로 이사 온 외지인들. 어김없이 측량을 하고, 내가 산 땅의 경계를 확인하고 소유의 기쁨에 들뜬다.
그런데 이게 웬 일? 내가 돈주고 산 내 땅 일부가 길로 사용되고 있는 거다.

 

어찌된 일인지.....

 


‘이럴 수는 없어.’

 


당장 경계지점에 말뚝을 박고 여긴 내 영역이요 선포를 한다. 내가 돈 주고 산 내 땅이니까. 그것은 당연한 권리이므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주민들과의 마찰은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울타리를 치고 주민들의 통행을 방해하면 방해당한 주민들은 몰려와 성토한다. 공사를 못하게 방해한다. 물론 방해의 이유는 그밖에도 많고도 많지만 여기서는 주택을 지으려고 하므로 다른 방해는 생길 일이 없을 것이다.
도대체 내가 뭘 잘못했나 생각해 보지만 내 잘못은 없다. 난 내 재산에 대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려 할 뿐이니까,
그럼에도 계속 동네와의 잡음은 끊이지 않고 정신은 날로 황폐해져 간다. 내가 왜 이 땅을 샀을까? 처음의 들뜬 기분은 어디로 갔는지 가족들과의 대화에도 땅 얘기만 나오면 짜증이 치솟는다.

 


‘시골 인심이 많이 바뀌었어,’

 


그래도 물러 설 입장은 아니다. 이미 감정은 상할 대로 상한 상태.

시골은 국가나 지자체에서 만들어 놓은 길 보다는 예전 새마을 운동 시절, 그리고 그 이전부터 개인지주들이 자의반 타의반으로 조금씩 양보해서 내놓은 땅에 도로가 들어선 경우가 많다.
시골 마을 안길이 구불구불해 운전면허 연습하는 것보다 어려운 코스가 되었거나 차량 교행이 안되는 곳이 많은 이유는 땅을 내 놓을 때 조금이라도 서로 간에 손해가 적게 가도록 경계지점의 땅들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동네에 버젓이 사람이나 차량이 통행하고 있는 길이 있다고 해도 그 땅은 대부분 개인 소유다. 그래서 이따금 도로로 내놓은 땅 소유주끼리, 또는 땅 소유주와 자기 땅을 내 놓지 않은 주민들 간의 마찰이 생기기도 한다,

나도 그 동네에 살게 되면 결국은 남의 땅을 밟고 다녀야만 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산 땅이 지목상 '도'로 되어있는 길과 접해 있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그러므로 내 땅의 일부가 도로로 사용된다고 하여서 내 땅을 찾겠다고 하는 것은 현 시대 상황에서는 욕심이라 할 수 있겠다. 만약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땅들을 매입하여 도로로 바꿔주거나 동네와 타협을 하지 않는 한 도로로 사용되고 있는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란 쉽지 않다.

나도 남의 땅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만큼 양보는 마을에서 적응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 될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좀 고약하다. 내 땅을 양보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현황도로가 있으므로 문제가 없다는 부동산의 말을 믿고 구입한 땅. 내가 산 땅에 분명히 길이 있었는데(지적도상이 아니라 현황상) 내가 땅을 사자마자 그 길이 사라져 버린다. 소유주가 절대로 길을 내 줄 수 없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할까? (현황도로는 현재 길로 사용하고 있을 뿐 법적으로는 길이 아니고 법정 도로는 지적도상 지목이 ‘도’로 표기 되어 있다.)

이 경우 해결은 쉽지 않으니 사기 전에 확실하게 확인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본다.


귀농 귀촌의 꿈을 안고 땅을 사시는 분들, 부동산이나 지적도만 믿지 말고 직접 사려는 땅을 방문해 주변 사람들(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꼭 듣고 문제를 파악하여 정신적, 경제적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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