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읽을거리

방파제에서

2가을하늘 2022. 7. 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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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인 조연동
파도는
하얀 이를 드러내고
방파제를 철썩철썩 때리고 있었다
무슨 잘못을 했기에
방파제는
하염없이 맞고 있었다

 

파도가 없다면
방파제도 필요 없을터
바다가 아니라면
파도도 일지 않았을터
방파제 저 끝에
붉은 페인트 칠이 벗겨지는 등대가
우두커니
바다를 품고 있었다
뾰죽 솟은 설악산 봉우리부터 먼저
씻어주고 내려온 아침햇살이
낮은 밑바닥 나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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